얼마 전 내가 일하는 회사가 새 건물로 이사를 했다. 예전의 사무실은 직원 모두가 일하기엔 좀 작은 공간이었는데 새 건물은 정말 뛰어다녀도 좋을 만큼 넓고 높은 천장고의 사무실이다. 낡고 비좁고 두 명이 지나가기에도 벅찬 통로가 있는 곳에서 이제는 서로에게 말을 걸러 갈 때면 정말 한참을 걸어가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크다.


새옷, 새사람, 마음수련





 

언제나 그렇듯 새로운 곳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설레는 것 같다. 새 책상을 놓고, 새 물건을 고르고, 새 서랍에 내 물건들이 차곡차곡 깔끔하게 채워지고... 그 모든 일들이 마치 어릴 때 첫 책상을 갖게 되던 그때처럼 참 설레고 좋았다. 저마다 각자의 스타일로 책상을 꾸미고 다같이 휴게실과 탕비실을 정리하고, 건물 앞을 청소 하고 이사를 하는 내내 기분 좋은 감정, 설레임을 가득 안고 지냈던 것 같다.






 

새것에 대한 기분 좋은 감정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늘 같은 기분이다. 새 옷을 입을 때도, 새 신발을 신을 때도, 새 핸드폰을 살 때나 새집으로 이사를 갈 때도 정말 몸이 통통 날아갈 듯 가볍고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. 심지어 잠들기 전까지 그 설레임이 지속되기도 한다. 새로움을 대하는 그 마음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인 것 같다. 그 즐거움이란 마음에는 내가 갖고 싶었던 것에 대한 성취감 같은 기쁨도 있겠지만 그보다 새로운 것을 갖게 될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지내는 그 시간들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내 기분을 최고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.







나에 대한 상상, 내 것에 대한 상상. 그것은 비단 물건과 공간뿐 아니라 내 마음에서도 똑같이 작용한다. 어떤 사람이 될거야,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사람을 만나서 행복해 질거야 등 내가 바라는 모습의 나를 상상할 때면 비록 지금의 나는 그렇지 않더라도 앞으로 그런 모습이 되어 있을 나를 상상하며 순간을 살게 되는 것 같다. 그러나 그 기분 좋은 상상은 꼭 새로운 것을 가질 때만 가지는 감정은 아닌 것 같다. 가령 내 마음이 새것처럼 되었을 때도 그와 비슷한 기분 좋은 마음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.


새옷, 새사람, 마음수련





 

나 같은 경우 마음수련 명상을 하면서 그 마음을 느꼈다. 정말 마음 하나 비우는 것이 이렇게 나를 기분 좋게 할 수도 있구나를 처음 알게 되었다. 뭔가 내가 바랬었던 것을 성취했을 때만 느끼는 감정이 아닌 내가 가지고 있던 마음을 싹 비우고 나서도 똑같이 가벼울 수가 있는 것이었다. 나를 짓누르던 그 압박감, 답답함, 자책감, 후회 등의 마음들 때문에 좀 무겁게 느껴지던 마음들이 마음수련 명상을 통해 하나 둘씩 내려 놓게 되니 정말 이전에 내가 아닌 새사람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.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방 청소를 싹 하는 것처럼 너무나 속 시원하고 깔끔하다? 정말 내 마음이 새것이 된 것처럼 내가 새사람이 된 기분이다.






 

발걸음은 가볍고 콧노래가 흥얼거리고, 주변인에게 아주 밝게 인사하거나, 이제 무슨 일이라도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까지.. 이렇듯 마음 하나 바뀌는 것만으로 내 일상에서 기분 좋은 변화를 가져다 준다.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고, 어떤 속상한 마음이 있었더라도.. 퇴근길에 들르는 마음수련 명상센터에서 차분히 하루를 되돌아 보고 그 마음들을 조금씩 버리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은 가벼워지고, 다 잘 될 것만 같은 긍정의 마음이 된다. 마치 매일매일 뽀송뽀송한 새 옷을 입는 것처럼 마음수련 명상은 매일매일 새사람을 되게 하는 것 같다.

 





 

지금 이 순간이 힘들더라도, 한숨이 쉬어지는 상황이 있더라도 그것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희망적이지 않을까? 새옷, 새집, 새물건이 참 기분 좋은 것처럼 새사람이 된다는 것도 정말 기분 좋고 설레는 일이다.

새옷, 새사람, 마음수련






Posted by 사우어크림 :